디지털조선일보 - 시조의 향기 이명한(李明漢) [문화] 시조의 향기 / 울며 잡은 소매 떨치고… (2002.05.08 디지털조선일보,2002.05.09 조선일보 23면에서) 울며 잡은 소매 떨치고 가지 마소 초원(草原) 장제(長堤)에 해 다 져 저물었네 객창(客窓)에 잔등(殘燈) 돋우고 새와보면 알리라. -이명한(李明漢, 1595-1645), 《악학습령》 여보게. 떠나려나. 가긴 어딜 가는가. 내 술 한 잔 더 받게. 자네 그리 가면 보고파 어쩔거나. 들판은 아득하고, 긴 방죽 너머로 저녁해가 지네 그려. 하루만 더 묵어 나와 함께 지내세나. 옷소매를 붙들고 떠나는 벗을 만류한다. 낯선 객창 가물대는 등불 아래, 심지를 돋워가며 그리움에 꼬박 밤을 새워 보면 그 때 내 맘 알 걸세. 기름이 다 탄 후엔 심지마저 바짝바짝 타들어가지. 그 불은 제 몸을 다 태운 뒤에야 비로소 꺼진다네. 이 사람! 자 다시 한잔 받게. 잔 씻어 새 잔 받게. ( 정민·한양대 국문과 교수 ) 【성 명】 이명한(李明漢) 【생몰년】 1595(선조 28)∼1645(인조 23) 【본 관】 연안(延安) 이(李) 【자·호】 천장(天章), 백주(白洲) 【시 호】 문정(文靖) 【저서·작품】 《백주집(白洲集)》 【시 대】 조선 중기 【성 격】 문신, 시인
|